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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10 11:24
보아도 흑발을 않을 술잔을 타고난
 글쓴이 : 철죽이
조회 : 7  
"네은 날 어떻게 할 셈이냐?"
그의 여제자 홍야화(紅夜花),
검마(劍魔)로 불린 천혈영주는 극도로 놀라고 있었다.
"네이 미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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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으윽……!"
"그 에겐 십리향이 붙어 있을 것이다. 꼭 찾아 내 후환을 없애야 한다."
천혈영주는 그 말에 노화가 일만 장이나 솟구쳤다.
그런 무서운 고수인 그가 칠십 만에 사대신비세력 중의 하나인 천혈의 호남영주가 되어 나타난 것이었다.
"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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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무엇을 말해 주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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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눈빛에는 경악과 더불어 공포와 회의의 기색이 포함되어 있었다.
두리번거리던 그의 세모꼴 눈이 갑자기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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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혈이호의 경락이 하나씩 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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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그는 벼락같이 수라검(修羅劍)을 휘둘렀다.
천혈이호는 몸을 부르르 떨다가 대답을 했다.
맨손으로 독이 발라진 비수를 잡으려 하자, 흑의노인은 코웃음을 쳤다.
"나… 나는 호남천혈영주(湖南天血令主) 밑에 소속된 천혈사자……."
소, 환우를 감탄케 한 이 소의 이름은 남궁천(南宮天)이었다.
"모른다고? 후후, 좋아. 말하기 싫으면 그만두어라!"
"크아악……!"
남궁천은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온 것이었다.
남궁천은 천혈이호의 맥문에 공력을 흘려넣었다.
"네가 그것까지 알고 있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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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이야기의 시작은 환우와 남궁천의 기이한 만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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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천의 놀라움 역시 그 이상이었다.
신안신수자는 암습을 깨닫고 대경실색했다.


"크으으… 아악……!"
"닥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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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혈영주(天血令主)는 그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일양도제가 신형을 날리며 입을 열었다.
그는 집을 향해 힘차게 걸음을 옮겼다.
그가 신형을 비트는 사이, 그는 벌써 삼십 장 밖을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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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역시 십리향을 쫓아 사당 밖으로 몸을 날렸다. 그가 사라지자, 사당 제단 뒤에서 남궁천이 나타났다.
지행괴도(地行怪盜)와 그의 세 제자 지행삼도(地行三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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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마 공유덕은 칠절어기마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짐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는 두려운 눈으로 빙긋 웃고 있는 남궁천을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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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풍이 그대로 천혈이호의 미간을 꿰뚫어 버렸다.
귀영전광신법(鬼影電光身法)은 시간과 거리를 무색케 하는 경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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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묘수(空空妙手),
순간, 고목 뒤에서 손 하나가 튀어 나와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우우우웅……!
갑자기 대로가 비명과 소란으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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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마, 중원인으로서 감히 오랑캐들에게 동조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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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것은……?"
두 명이 다급히 소리를 지르며 사당 쪽으로 날아들었다.
청은 남궁천이었다. 그는 빙긋 웃었다.
다음 순간, 청은 소맷자락 속에 감추어 둔 비수로 남궁천의 명문혈(命門穴)을 찔렀다. 소리 없는 암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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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을 쩍 벌리면서도 재빨리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아무도 청의 손목을 주시하는 눈길은 없었다.
첫번째 살기는 바로 등 뒤 한 치 앞까지 다다랐다.
중인들이 치를 떨 때, 한 중인이 중인들 틈에서 다급히 시선을 굴렸다.
그는 즉시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크윽!"
"으… 으윽……!"
고오오오……!
"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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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힘이구나! 칠십 이 넘는 강호 경험 중에도 본 적이 없는 공력인데… 저런 무공이 있었나?'
"제법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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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리조리 인파를 헤치고 청의 뒤를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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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판자(神販子).
남궁천은 천혈이호의 완맥을 붙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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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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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느냐?"
천혈영주가 괴소(怪笑)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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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大路)에서 사람이 죽었다!"
과연 틀림없었다. 흑면금강은 그를 거꾸로 마대자루에 처박고는 어깨에 둘러메었다.
"흐흐… 늙은이, 잠시 어디론가 같이 가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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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야화의 일은 잠시 뒤로 미루어야겠군!"
"우선 대공(大公)의 명대로 남궁천의 뒤를 쫓는 귀영자부터 처치합시다."
그들은 천혈이호가 쓰러지면서 뿌린 십리향의 흔적을 따라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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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어리석은 나에게 희롱당한 네은?"
"일이 실패했다고 응원을 청했느냐?"
그들 중 맨 뒤에 처졌던 천혈사자도 비명을 듣고서 그쪽으로 몸을 날리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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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저 의 옆을 스치는 순간……!'
"너희들의 본거지는 어디냐?"
양 옆에서 가공할 검기가 쇄도했다. 남궁천은 두 동강이가 될 판이었다. 무서운 암습이었다.
얼마 전에는 설산신니(雪山神尼)의 여제자 설산성녀(雪山聖女)의 젖가리개를 훔쳤다가 무림의 공적으로 몰린 적이 있었다.
그가 막 모퉁이를 돌아서는 순간, 청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천혈영주는 더 이상 듣지 않고 식지를 퉁겼다.
"후후훗… 역시 그것이 이유였느냐?"
그러나 남궁천은 그의 눈앞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크아아악… 마… 말하겠……."
"그들이 천혈 외에 나머지 세력들을 찾아 낼 수 있을까요?"
'과연 절정고수였구나. 그렇다면……?'
그는 무서운 시선으로 남궁천을 노려보았다.
신안신수자는 흡족한 미소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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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천이 수라검을 한 차례 떨구었다.
검마(劍魔) 공유덕(孔有德)은 음양쌍마와 같은 배분의 마도제일검수(魔道第一劍手)였다.
그가 사라지고 나자, 어둠 속에서 그 청이 나타났다.
그뿐이 아니었다. 내노라 하는 절정고수들은 천마환과 자청용봉쌍환에 눈독을 들이고 속속들이 악양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잠시 후 시야를 가렸던 흙먼지가 가라앉고 주위의 광경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크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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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도둑이 걸려들었군. 후후, 이제 여덟 명만 잡아들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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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꼴의 두 눈은 쉴새없이 구르고 있었다. 한데, 그 노인의 손이 거침없이 여러 사람의 품속을 부지런히 오가는 것이 아닌가?
그가 잠시 곤혹의 표정을 떠올릴 때였다.
귀영자가 사라지고 다시 미끄러지듯 두 명의 노인이 나타났다. 일양도제 공속혁무와 가람신군 강필기였다.
"사… 사전주(邪殿主)께서 잘못 생각하셨다. 의 힘은 상상했던 이상으로 강하다. 빨리 알려야겠다."
남궁천은 담담히 말하며 우수를 쭉 내뻗었다. 평범한 횡소천군(橫掃千軍) 수법이었다.
'의외로 빨리 오는군.'
"우리의 조… 조직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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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천은 그들이 자신의 뒤를 쫓아오리라는 것을 이미 계산에 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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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타 인물들과 전혀 달랐다. 특이한 것은 그는 물건을 훔치기 전, 꼭 상대방에게 먼저 통고를 한다는 사실이었다.
검마 공유덕의 시신은 흔적도 찾을 길이 없었다. 간간이 조각조각난 살점과 뼛조각들이 보일 뿐이었다.
"개방( 幇)에 명을 내렸으니, 곧 찾을 것이오."
남궁천이 더 질문을 하려 할 때, 백여 장 밖을 가르는 인영들의 기척이 들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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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의노인이 다시 대로로 나오려는 순간, 그의 목덜미를 낚아채는 무심한 음성이 있었다.
"네가 천혈성의 주구 호남천혈영주인가?"
"망할 의 세상이야!"
검이 바람을 베는 열여덟 번의 변화(變化)가 있었다.
'혹시, 이 이 저 속에 나를……?'
그렇다면 중원 십삼 개 성마다 각 영주(令主)가 있다는 말이 아닌가?
천혈이호가 영문을 몰라하는 사이, 남궁천은 사라지고 없었다.
"음, 내가 잠시 이성을 잃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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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지금이라도 우리를 죽이려 든다면?"
남궁천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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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천은 쏟아 넣던 공력을 잠시 멈추었다.
무심한 음성이 바늘끝같이 예리하게 중인의 고막을 찔렀다. 중인은 자지러졌다.
"네의 인생이 불쌍해, 본 공자는 너를 살려 주겠다."
이 중 도둑의 조종(祖宗)은 역시 비행투신이고, 제일 신비한 도둑은 신판자(神販子)였다.
"아 알겠습니다."
"공연히 풀을 건드려 뱀을 놀라게 만든 꼴이 됐군. 그 에게 우리의 정체만 노출되었으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구나!"
청은 대경실색했다.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한 신법이었다.
천혈사자들은 사당으로 되돌아오고서야 속은 사실을 깨달았다.
"하하 이 남궁천이 기연을 만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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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지금 악양은 천하의 도둑들이 모조리 몰려와 있었다.
그가 일부러 자신을 드러낸 것은 신비사대세력을 노출시키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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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라, 이 !"
"어떤 이 감히 노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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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속에서 대답하는 것이니 거짓은 아닌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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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시선은 죽어 자빠진 청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그는 세 방향에서 자신을 향해 살기가 발출되고 있음을 직감했다.
신안신수자(神眼神手子),
"크아아악……!"
거대한 흑탑(黑塔), 아니 거대한 숯덩이를 연상케 하는 흑면(黑面)이 허연 이빨을 드러내 놓은 채 웃고 있었다.
"모… 모른다. 크으윽……!"
무지개 검환(劍環)이 아름다운 꽃을 만들며 남궁천의 전신대혈로 몰아쳤다. 가공할 마(魔)의 검강(劍 )이었다.
몸을 돌리려는 순간, 그는 옆구리로 차가운 비수가 살을 비집고 들어오는 예리한 통증을 느꼈다.
"풍! 허허십팔해, 삼해(三解) 무변(無變)!"
성격이 잔인냉혹하여 어느 누구도 그의 검 아래 살아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칠십 전 일도(一道) 적송자(赤松子)와의 대결에서 패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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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뇌인 듯한 복면인이 코를 벌름거리며 싸늘한 냉소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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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면금강은 그의 아혈(啞穴)을 잡고는 씨익 웃으며 커다란 마대자루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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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양도제는 가슴 서늘한 한기를 느꼈다. 가람신군 강필기 역시 고개를 서너 차례 흔들었다.
구유영귀녀(九幽靈鬼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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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악……!"
그가 사라지고 난 후, 장내에 하나의 흑영(黑影)이 나타났다. 복면 속의 두 눈은 경악과 두려움으로 꽉 차 있었다.
어느 새 남궁천 역시 대성객점 모퉁이를 도는데, 흑의노인은 어둠 속에서 무엇인가를 하늘로 쏘아올리고 있었다.
남궁천은 나직한 신음과 함께 두 걸음 밀려났다.
"천혈육호가 당했다!"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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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 사라지면 큰일이다!'
"죽어랏!"
그는 흑면금강(黑面金剛)이었다.
그들을 보는 순간, 천혈이호의 절망으로 뒤덮인 눈에 희색이 감돌았다.
무영비천도(無影飛天盜),
"그래, 말한다고?"
기합을 토하며 그는 검을 쭉 뻗으며 남궁천을 향해 내리꽂혔다.
비명 소리에 두 명의 천혈사자가 사당 밖으로 튀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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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인들이 그의 명호를 들었다면 단번에 때려죽이려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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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마 같은 고수가 천혈의 일개 영주라니, 부끄럽지도 않느냐?"
'미서생 남궁천이란 이 어디로 증발했지? 눈에 띄기만 하면… 흐흐, 모조리 노부 신안신수자(神眼神手子)의 것일 텐데……!'
짤막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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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다섯 명의 흑의복면인들이 사당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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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벌써 두 명이 희생되었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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