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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8 12:08

그리고고구마향이에요 그리고고구마향이에요

글쓴이 : 철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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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 탄성을 멈추기도 전에 환우는 허공으로 신형을 뽑아 올랐다.
"하하하 소형제, 무공을 배우고 싶으면 언제든 황산 천도봉 천부로 찾아오게!"
"아 알겠습니다."
소은 꿈을 꾸듯 영롱한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환우는 이미 하나의 점으로 변해 있었다.
소은 빙그레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하하 이 남궁천이 기연을 만났구나!"
그는 집을 향해 힘차게 걸음을 옮겼다.
소, 환우를 감탄케 한 이 소의 이름은 남궁천(南宮天)이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시작은 환우와 남궁천의 기이한 만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언젠나 시작되는 중원무림(中原武林)의 이야기가.
* * * *
남악(南嶽) 형산(衡山).
중원오악(中原五嶽) 중 남악으로 불리는 형산은 중원의 가장 남단(南端)에 위치한 명산 중의 명산이었다.
기이한 산세와 풍경 등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예로부터 형산의 아름다움은 그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 형산을 더욱 유명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남궁가(南宮家).
천하인(天下人)들은 형산의 남궁가를 모두 알고 있었다.
가주(家主) 남궁빈(南宮彬).
천하제일(天下第一)의 대거부(大巨富)로서 천하인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었는데, 천하제일의 만가생불(萬家生佛)로서 천하인들은 폐부 깊숙이 남궁빈과 남궁가를 사랑했다.
남궁빈은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자신의 재물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다.
남을 위하는 일이라면 언제나 무엇 하나 아낌이 없는 그였다.
매 황하(黃河)의 수해 때마다 그는 쌀 백만 섬을 내놓았다.
그는 아무리 써도 흔들리지 않는 대거부였다.
혈한(血恨)의 시작은 그 남궁가(南宮家)로부터 시작되었다.
어둠이 거대한 남궁가를 서서히 휘감아 하나 하나 잠식해 들어가고 있었다.
한데, 이상하게도 어둠이 깊어 가는데도 남궁가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다. 실로 괴이한 일이었다.
천하에 산재한 모든 상권을 관리하는 남궁가인지라 밤이 되면 언제나 불야성(不夜城)을 이루었다.
그러나 오늘은 희미한 불빛 하나 없는 칠흑 같은 어둠을 맞이하고 있었다.
의사청(議事聽).
남궁빈이 사업의 대소사를 결정해 천하로 연락하는 곳이자, 언제나 수십 명이 모여 일을 결정하던 곳이다.
이 곳 또한 예외 없이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
의사청에는 가주 남궁빈만이 태사의에 깊숙이 앉아 있을 뿐이었다.
오순 가량의 청수한 노인으로 거부답지 않게 오래 입은 듯한 청의장삼을 걸친 채, 그는 어둠에 묻혀 소리 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무런 감정도 없는 시선이 의사청 입구를 응시하고 있었다. 의사청 문(門)은 활짝 열려 있었다.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한데, 무표정한 얼굴과는 달리 탁자를 집고 있는 남궁빈의 양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는 것이었다.
"삼백 남궁가의 삼백 가업이 단숨에 허물어질지도 모르는 시간이 도래했구나!"
나직한 탄식을 토하는 동안 무표정했던 그의 노안(老顔)에 음울한 암영(暗影)이 감돌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바람인가, 아니면 허상인가?
어느 틈에 의사청 입구에 한 인물이 나타나 있었다. 다름 아닌 환우였다.
그는 조용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남궁가주, 그대는 가업을 허물어뜨릴 필요가 없네!"
남궁빈은 환우를 보는 순간 두 눈을 부릅떴다.
그는 환우의 음성이 들리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태사의에서 벌떡 일어나 있었다.
"환, 환우 대공(桓宇大公)이시오?"
환우를 보는 순간 애써 가지려 했던 침착함은 사라지고 음성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환우는 걸음을 옮겨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
남궁빈은 숨이 일시에 콱 막힘을 느꼈다.
'태 태산(太山)이 움직이는 것 같구나!'
그는 주저앉고 싶은 충동을 애써 가라앉히며 이를 악물고 다리에 힘을 주었다.
남궁빈은 다가오는 눈앞의 환우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환우의 아름다운 모습에 한 번 놀랐고, 그 모습을 떠받쳐 주는 기품과 위엄의 거대함에 또 한 번 놀랐다.
그가 지녔던 천하제일 거부로서의 위엄이 그 앞에서 철저히 무너져 갔다.
환우는 조용히 말했다.
"본좌가 바로 천부대제(天府大帝) 환우(桓宇)라네."
"으음."
남궁빈은 심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눈앞의 이 아름다운 중선비가 말로만 듣던 천부대제 환우라니.
타인으로 하여금 항거할 수 없는 복종심을 갖도록 만드는 불가사의(不可思議)한 위엄을 지닌 인물!
그런 환우의 모습만은 정녕 아름다운 것이어서 그가 중원의 정복자라는 생각이 도저히 들지 않았다.
환우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남궁가주, 본좌가 타인에게 무엇을 부탁하기 위해 직접 모습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라네."
그는 처음부터 거침없이 하대말을 썼다.
남궁빈뿐 아니라, 더한 신분을 지닌 자라도 환우는 하대를 했다.
그리고 한몸에 사랑과 존경을 받아 오던 남궁빈조차도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영광이오!"
환우는 부드럽게 웃었다.
"하하 영광이라고 생각해 주니, 고맙네!"
"환우대공께서는 이 남궁빈에게서 무엇을 원하시오?"
"이미 먼저 보낸 서찰에서 밝히지 않았는가."
"음."
남궁빈은 나직한 침음과 함께 전신을 가벼이 떨었다.
"환우대공께서는 진정 노부의 재산을 원하시오?"
환우는 가벼이 고개를 끄덕였다.
"본좌는 이미 천하(天下)의 반을 접수했네."
"알고 있소."
남궁빈의 음성은 무섭게 가라앉았다.
"천하를 상대로 뜻을 펴자니 의외로 많은 황금(黃金)이 필요하게 되더구만. 본좌는 자네의 황금을 갖고 싶네."
이런 말은 진정 어불성설이었다. 어찌 피땀 어린 남의 재산을 갖고 싶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만약 그 말을 한 인물이 환우가 아니고 다른 인물이었다면 단숨에 수급이 날아갔을 것이다.
편지로 통고받았을 때는 분노했던 남궁빈이었지만, 막상 환우에게서 직접 듣자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싶어졌다.
'주 주고 싶다. 이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빼앗길지언정 그냥 줄 수는 없다!'
환우는 부드러운 시선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남궁빈을 응시했다.
입가에 어린 미소는 다정다감해 보여 마치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것만 같았다.
한참 만에 남궁빈은 간신히 입을 열었다.
"거 거절한다면?"
"자네는 거절할 수 없네."
남궁빈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물 흐르듯 배어 났다.
'그래, 중원에 발을 딛은 이상 어느 누가 환우의 말을 거절할 수 있겠는가?'
그는 고개를 뒤흔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환우를 보는 순간 스스로 무릎을 꿇고 싶은 충동을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실로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그러나 남궁빈은 외치듯 빠르게 말했다.

사이버펑크 2077 도라에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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