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하고는 대학교 동창이고 몇달전에 친구가 이직을 하면서 제가 사는 동네로 오게되었습니다. 직장때문에 바빠서 반년만에 만났는데 친구가 10키로나 쪘더라구요. 몸무게가 많이 늘어서인지 유독 외모나 살 얘기에 집착하고 관심가지는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친구가 제 외모를 지적하기 시작하네요.
한 번은 제가 필러를 몇군데 맞은적이 있었어요.
-친구: 야 근데 너 얼굴에 뭐 했어? 좀 달라보이는데
-나: 역시 눈치빨라ㅋㅋ 나 며칠전에 필러맞았어. 아직 붓기가 안 빠져서 좀 티나지?
-친구: 응... 티 엄청 나.. 좀 부담스럽다 야... 나도 주사 궁금하긴 했는데 안맞아야겠다 그냥ㅋㅋ
-나: 아.. 그정도야? 아직 붓기가 안빠져서그런가ㅋㅋ
-친구: 그런가.. 아무튼 필러 너무 티나네. 난 굳이 안맞아도 되겠다.
본인 눈에 별로일 수도 있었겠지만 이런식으로 노골적으로 말하니 기분이 썩 좋진 않더라구요.
또 한 번은 친구가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다이어트 얘기를 엄청하는겁니다.
-친구: 나 다이어트 시작했는데 이 다이어트가 그렇게 효과가 좋대. 몇일만에 5키로나 빠진다더라.
-나: 우와 그래? 식단 힘들지는 않겠어?
-친구: 응 나는 이런 음식 좋아해서 괜찮아ㅋㅋ 너도 같이 하자!ㅋㅋ
-나: 아냐 나는 이런 음식이 입에 안맞아서ㅜㅜ
-친구: 그럼 나랑 운동 같이 하자!
-나: 알잖아 나 집에서 누워만있는거ㅋㅋ 나는 다이어트 체질이 아닌가봐
-친구: 야 넌 다 싫으면 평생 그 몸으로 살아라 그냥. 너 요새 배도 나왔더만.
애초에 다이어트 할 마음도 없는 사람한테 혼자서 강요하더니 저런 막말을 하더라구요. 어디가서 통통하다는 말도 잘 들어본적 없는데 배가 나왔다느니 제 몸매 비하하는데 결국 이 날은 저도 발끈해서 난 안해도되니 너나 많이 하라고 받아쳤네요.
또 한 번은 연예인 외모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제가 자주 닮았다는 말을 들은 연예인ㅇㅇ을 굳이 꼬집으며 얘길하더군요.(친구도 알고있어요.)
-친구: 야 ㅇㅇ은 진짜 촌스럽게 생겼다. 연예인이라 그런거지 그냥 동네에 널린 평범한 얼굴 아냐?
-나: 하긴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서 평범하긴 하지. 그래도 이쁘긴하더라.
-친구: 어우 난 모르겠다. ㅇㅇ은 아무리봐도 촌스러워서
얼굴만보면 못생겼어 그냥 컨셉을 잘잡은거지. 난 ㅁㅁ처럼 세련되고 화려한 얼굴이 진짜 예쁜얼굴같아. (참고로 친구가 이목구비가 크고 화려하게 생겼어요.)
-나: 그래 ㅁㅁ도 이쁘지..ㅋㅋ
-친구: 그치? 난 약간 촌스러운듯한 얼굴 진짜 싫어.
제 얼굴을 깎아내린건 아니지만 그동안 이 친구의 말들 때문인지 뭔가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그리고 이 친구가 가슴이 좀 큰편이라 은근 슴부심이 있어요. 저도 어디가서 작은 편은 아닌데 이 친구가 워낙 큰 편이라 저를 되게 작은 가슴취급할때가 있어요.
-나: 나 오늘 옷 앞이 너무 파였나?
-친구: 아니 잘 모르겠는데?
-나: 그치? 나오는데 엄마가 자꾸 앞좀 여미라그래서ㅋㅋ
-친구: 야ㅋㅋㅋ 너 정도 가슴에 무슨 그런 걱정을 해ㅋㅋ
-나: 뭐래 나 그렇게 안작아ㅋㅋ
-친구: 야 너 정도도 안되면 무슨 아스팔트 껌딱지라도 돼야하냐?ㅋㅋㅋ
진짜 너무 어이없고 짜증났는데 저렇게 웃으면서 까대니 화내면 저만 예민한 사람 될것같고 아무말도 못했네요.
이 외에도 자잘한 것들이 많은데 하나하나 다 말할수도 없고, 말로는 설명할수없는 묘한 뉘앙스라던지, 누군가 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좋은 말을 하면 전까지는 잘 말하다가 아예 대꾸를 안한다던지 하는 일들이 많았어요. 친구가 살 찌기 전까지는 이런적이 없었는데 살이 찌면서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어디 화풀이 할 곳이 필요한건지 몇 달 사이에 계속 이러네요.
이제 거의 한 동네에 살아서 자주 보는데 갑자기 이 친구를 안 볼수도 없고, 몇 안되는 친한 친구라 잃고싶지 않은 마음도 있고 어떻게 해야좋을까요? 답답한 마음에 글써봤는데 긴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